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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음은 어디서 치료해 주나요?

 



작업실에 이사온 후,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던 마야가

얼마 전 갑작스럽게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거실을 제외한 다른 방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정도야 고양이에게도 컨디션이나 그날의 기분이라는 것이 있으니 관심으로 보살펴주면 다음 날 괜찮아지곤 하는데, 이런 행동을 일주일이 넘도록 반복했습니다.

 

#1 갑자기 낯설어진 보금자리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불안해진 심리 상태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판단 되었습니다.

마야가 충격 받을 만한 사건은 없었는지, 큰 스트레스가 될만한 일은 없었는지 돌이켜보았지만

딱히 집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생활하는 마타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마야의 증세를 요약하자면,

 

1. 익숙하던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

2. 방에 들어왔을 경우, 주변을 경계하며 어두운 문틈이나 구석진 곳을 계속 살핀다.

3. 반짝이는 물건이나, 이불 등에 반쯤 가려져 있는 물건 등을 앞발로 공격해본다.

4. 방에서 나는 작은 소리나 움직임에 과민하게 반응한다. (주로 도망침.)

5. 한 자리에서 계속 생활한다. (마야의 경우엔 거실 높은 선반)


하지만 병이 생겼다고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었습니다.

 

1. 평소 먹는 만큼의 밥을 먹는다.

2. 화장실도 평소 가는 시간에 갔으며, 변 상태도 좋다.

3. 사람이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아 뒹굴 거리며 애교를 부린다.

4. 간식을 주기 위해 부르면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신체적 건강상으로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무턱대고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은 가뜩이나 불안해진 심리에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더해주는 일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나오는 유명 동물병원 약 15곳에 전화하여 문의 하였습니다.

 

" 평소에 잘 지내던 장소를 갑자기 싫어하게 될 경우의 대부분은

그곳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입니다. "

" 아이가 싫어하는 원인을 제공한 환경을 개선해주어야 해요. "

 

동물병원에 현재의 마야의 상태를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받은 답변이었습니다.

 

#2 실체 없는 공포

 

답변을 받은 후 다시 한 번 원인을 추측해보았을 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창문 너머로 길고양이를 만난 것" 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 집에 찾아온 불청객, 너 누구야!]라는 제목으로 마타와 길고양이가 창문을 사이에 두고 대면한 일을 소개한 적 있었는데, 큰 싸움은 아니었지만 난생 처음 다른 고양이와의 싸움이었기에 마타와 마야에게는 꽤나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 싸움에서 마타는 길고양이에게 이겼지만, 마야는 목소리만 들었지 길고양이의 꼬리조차 볼 수 없었기에 그 길고양이를 상상하며 더 큰 공포를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한 순간에 창문에서 다른 길고양이를 만나 싸움에서 졌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렇듯 2층 이상 높이의 집에서 지내던 마타와 마야가 1층 작업실로 오면서 생긴 큰 변화 중 하나는 새, 길고양이, 지나다니는 사람 등 외부 자극의 노출 더 잦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창문 밖으로 보이고, 들리고, 가끔은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접촉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외부 자극들은 앞으로 살면서 필연적으로 계속 부딪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마음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것 외엔 큰 방도가 없습니다.

※고양이를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한다던가, 대로를 향한 창문을 활짝 열어놓는다던가 하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환경은 집고양이에 따라서 자제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고양이가 이런 변화를 겪는 동안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고양이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불안에 따른 일시적인 행동 장애를 겪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케어 방법입니다.

 

1. 고양이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주었을 만한 환경적 원인을 검토해서 개선해줍니다.

갑자기 바뀐 주변 냄새, 반려인이나 다른 반려동물과의 마찰, 외부 요인과의 접촉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억지로 싫어하는 장소나 대상을 접촉시키려 하기보다 우선 편안히 지낼 수 있는

다른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3. 반려동물용 아로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고양이에 따라서 캣닙이나 마따따비의 경우, 고양이가 느끼는 흥분이 일종의

부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4. 간식이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이용해 천천히 그 장소나 대상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줍니다. 

5. 반려동물은 반려인의 감정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고양이에 대한 심각한 걱정이나 평소와 다른 행동이 오히려 고양이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니,

우선적으로 반려인의 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혹시 잘못된 정보나, 더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신 분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3 고양이의 마음이 아플 때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고양이의 심리적 상태에 따른 행동학적인 장애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건강상에 이상이 없다고 해도, 저렇게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애가 타고 갑갑했습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람과 동물 모두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마음이 아프면 심리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습니다.

하지만 동물의 마음이 아플 때,

그 동물은 어디로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나요?

 

적어도 반려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반려동물이라면, 그 옆에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을 케어 해주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보살피는 일은,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 만큼이나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고양이에 대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올리는 고양이에 대한 공부는 무엇보다 정보 공유를 위함이 큽니다.

해박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함께 정보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카테고리 "study" 에 고양이에 대해 공부한 것을 포스팅 할 계획입니다.

관심과 애정 어린 댓글, 저희가 미처 몰랐던 정보들에 대한 댓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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