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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었다

 



  < 고양이의 역사 ~ PART 2 >

 


기원전 1000년 무렵, 그리스와 페니키아의 무역선에 귀여운 고양이가 탔습니다.

이 고양이는 사람들의 화물을 쥐로부터 보호해주었고, 험한 파도와 긴 항해에 지친 선원들에게 특유의 애교와 골골송으로 기쁨을 주었지요. 첫 번째 항해에서 사랑과 인기를 독차지한 고양이는 이제 유럽 대륙에 진출합니다.

 


#1 고양이에 대한 두 가지 소문

 

유럽과 오리엔트 지방 농경 생활에서 고양이는 쥐를 잡아 이로운 동물로 여겨지며 간혹 신성시되기도 했습니다.

기원전 900년 무렵 로마에서는 고양이가 자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고, 좋은 징조라는 뜻의 '펠스'라고 불렸습니다. 이처럼 고양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동물이었습니다. 이것은 서양 3대 신화인 북유럽 신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북유럽에서 사랑과 미모의 여신 프레이야의 상징이었습니다.

프레이야는 커다란 고양이 2마리가 끄는 전차를 타는 것으로 묘사되며, 그녀의 궁전에는 수백만 마리의 고양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여신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여신의 인기는 고양이 덕분이 아니었을까요?

 

▲ 프레이야의 정원은 이런 느낌?


이런 고양이들의 인기는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크리스트교 공인과 함께 변화를 겪게 됩니다.

고양이는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종종 신성화되기도 했는데 유일신앙을 바탕으로 한 크리스트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신성화가 부정적으로 비추어지기도 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시작된 고양이 박해는 약 1천 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종교재판이 행해지던 바로 그 시기에 고양이는 악마의 하수인이 되어 마녀와 함께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고양이에게 이루어진 박해는 고양이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참혹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돌기 시작한 것 입니다.


#2 흑사병


고양이가 없어지자 늘어난 쥐들이 전염병을 더 빠르게 퍼트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질병에 감염당했습니다. 1300년 무렵, 유럽에서 전체 인구의 1/3이 죽을 정도로 흑사병은 당시 무시무시한 질병이었습니다.

 

그렇게 유럽의 인구수가 줄어들고 다시 고양이의 숫자가 늘어나자, 흑사병의 기세도 수그러들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질병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았던 사람들은 고양이가 흑사병을 퍼트렸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 두려움은 사악한 마녀와 나쁜 고양이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이 날로 커져 갔고 사람들은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고양이를 나쁜 동물로 표현하게 됩니다. 고양이를 두렵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고양이가 비윤리적이어서 싫다고 말하는 것은 정당했기 때문입니다.

 

#3 나쁜 고양이는 없었다

 

▲ 유명한 고양이 선원 '사이먼'


고양이에 대한 무성한 미신과 오해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들은 배의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특히 1600년과 1700년 무렵에는 무역상, 탐험가, 식민지 지배자, 정착민 등이 신대륙으로 여행하면서 많은 수의 고양이가 선원이 되어 전 세계의 항구를 누비게 됩니다.


사랑을 전하는 고양이들도, 악마의 하수인이 된 고양이들도, 배에 탄 의로운 고양이들도 사실은 모두 같은 고양이였습니다. 그 고양이를 좋은 동물로, 나쁜 동물로 바꾼 것은 바로 사람들의 시선이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그 시절에 나쁜 고양이가 없었다는 걸 알고 있듯이, 고양이들은 지금도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고양이도, 나쁜 고양이도 없습니다. 다만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일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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