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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고양이의 역사

 



< 고양이의 역사 ~ PART 3 >

 


사람이 고양이를 아끼고, 싫어하고, 때론 어디론가 데려가기도 하면서 사람이 사는 곳에 고양이가 있기 마련이게 되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생명이기에 고양이의 역사는 사람의 역사와 함께 순풍을 만나기도 하고 파도에 휩쓸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고난의 시기였던 중세를 지나자, 사람들은 고양이가 두려운 존재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고양이들이 쥐를 잡아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고양이의 관계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1 고양이 팬클럽

 


1871년에 첫 번째 캣쇼가 열렸습니다. 쇼에는 아름다운 고양이들이 자태를 뽐내며 경합을 벌였고 미스&미스터 고양이들을 본 사람들은 그들에게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애호가였던 빅토리아 여왕에 의해 고양이의 품종 연구가 이루어졌고, 1887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고양이 클럽인 "The National Cat Club"이 열리게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쥐를 잡던 고양이는 도도하고 아름다운 애완동물로 자리 매김 하기 시작합니다.

 

#2 세계 대전

 

아름다운 눈을 가진 작은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1914년에 제 1차 세계대전, 1939년에 제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 제 2차 세계 대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피해를 남긴 가장 파괴적인 전쟁이었습니다.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많은 동물들이 죽었습니다.

실제로 1939년 9월, 전쟁이 시작되었을 당시 런던에서는 4일 동안 40만 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가 죽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제 2차 세계 대전에 영국 전역에서 죽은 시민의 6배 이상이었고, 학자들은 이를 두고 "제 2차 세계 대전 영국에서의 고양이 대학살"이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전쟁에서 개, 고양이와 박쥐 등의 동물들이 직접 전투에 투입되기도 했는데,

고양이의 경우엔 나치의 군함 위에서 폭탄을 단 고양이를 낙하시키면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가 군함에 안착해 자폭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물론, 고양이는 군함에 닿기도 전에 공중에서 기절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의 전쟁에서 피해를 보았던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라 그 옆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도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폐허 속에서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독일군과 부숴진 전차 밑에 사는 고양이에게 물을 먹이는 미군

 

 

#3 사람과 고양이의 역사

 

전쟁이 끝난 후, 피해를 회복한 유럽과 미국 등의 세계 각지에서 고양이 협회가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전쟁 후에는 등록된 혈통 고양이의 수가 많이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현재 널리 사랑 받고 있는 고양이 품종 중 하나인 러시안 블루 같은 경우에도 전쟁 이후 멸종의 위기에 처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남겨진 고양이들 위주로 번식을 많이 시켰지만 그 수가 적었기 때문에 근친교배가 거듭되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전쟁 후에 코니시 렉스나 데본 렉스 등 곱슬 털을 가진 돌연변이 고양이가 나오기도 하고, 서로 다른 혈통 고양이들끼리를 교미시킨 혼혈 고양이 등 인위적인 새로운 혈통의 고양이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곱슬 털, 큰 눈과 귀, 작고 마른 체형 때문에 고양이계의 요정으로 불리는 데본 렉스

 

사람의 역사는 사람이 행하고, 기록하지만 그 안에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 변화하고, 무언가를 발명하고, 또는 파괴하거나 싸우면서 동물을 사랑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고, 이용하거나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사람 뿐만 아니라 '그들'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행한 그 일들이 사실 우리만의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수많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동물이 나누어 짊어지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결코 분리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야 할지 알려줍니다.

이것은 고양이에게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과 함께 하고 있거나 멸종되었거나, 혹은 그 운명 앞에 있는 모든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의 역사 속에서 고양이가 사람의 선입견이나 가치 판단에 의해

부당하게 고통 받았던 그 일들이 앞으로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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