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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정? 비켜! 왕을 꼬신 고양이 금손

 



요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김태희가 맡은 조선 희대의 요부인 장희빈이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숙종(유아인)입니다.

그간 우유부단하고 치맛바람에 휘둘리는 모습으로 그려져 온 숙종을, 냉철하면서도 사랑 앞에서는 과감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매력적인 인물로 표현해내고 있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이런 숙종이 고양이의 집사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엥? 내가?? 


#1 나는 차가운 궁정의 임금


조선의 제 19대 임금이었던 숙종은 강력한 왕권을 집권한 카리스마 있는 통치자였습니다.

즉위 당시 14세여서 수렴청정을 해야 했지만, 이후 권력을 휘어잡고 친정을 했는데요.

숙종이 통치하는 동안 3번의 환국이 일어났는데, 여인들의 술수에 휘둘렸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인들을 이용해 환국을 일으켜 왕권을 강화시켰다는 평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차가운 궁정의 임금

 

이러한 본격적인 환국 정치의 창시자였던 냉철한 숙종의 마음을 녹인 것이 있었으니...

 

과연 누구일까요?

 
#2 하지만 내 고양이에게는 따뜻하겠지


이익의 <성호사설> 제 4권 만물문에 수록된 바로는 숙종이 애지중지하던 고양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름은 금묘(金猫) 금손(金蓀). 노랑 치즈태비 고양이였습니다.

 

금손은 궁궐에 들어왔을 때부터 숙종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숙종은 금손이를 밥상 옆에 앉혀놓고 고기 반찬을 손수 먹여줄 정도로 애지중지하였습니다. 당시 왕이 식사할 때에는 감히 어느 누구도 겸상을 할 수 없었던 점을 봤을 때 숙종의 고양이 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이지요.

 

보는 신하들도 없는데 발바닥 꼬순내나 맡을까?

 


왠지 고양이가 미운 세답방(빨래를 도맡아 하던 곳) 나인.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이런 숙종의 고양이 사랑을 봤을 때, 숙종도 금손이의 발바닥을 꾹꾹 눌러보기도 하고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주기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또, 빨래를 도맡아 했던 궁녀들이 털을 떼느라 고생하는 모습, 숙종과 대신들이 편전에 모여 나랏일을 보고 있을 때 울려 퍼지는 갸르릉 소리를 상상하면 숙종도 영락없는 반려인, 집사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왕의 고양이


그런 이 둘의 사랑에도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숙종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금손이는 식음을 전폐하고 울다가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숙종의 사랑이 너무나 그리웠나 봅니다.

이를 애석하게 여긴 인원왕후(인현왕후가 죽은 후 간택되어 들어온 숙종의 후처)가 금손을 숙종의 묘 '명릉'의 길가에 묻어주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다시 숙종과 고양이의 인연에 대해 돌이켜 보자면,

숙종은 인현왕후가 죽고 장희빈이 사약을 받은 1701년 이후부터 금손과 묘연을 맺었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금손은 3번의 환국이 일어날 정도로 어지러웠던 정치 싸움, 지고지순 할 수만은 없었던 사랑 등에 지친 숙종에게 작은 위안이 되는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숙종의 마지막 곁을 지켜준 고양이 금손

파란만장했던 숙종의 삶 속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숙종은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왕이었지만,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그냥 한낱 집사에 불과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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