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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진짜 손만 잡고 잘게요

 


 

 

바보 고양이 마타.

그래도 마음만은 차가운 도시남자 입니다. 평소에는 고양이 인척 하다가 누나만 나타났다 하면 무한 애정공세를 펴지요. 누나를 한번 잡았다 하면 절대 놓지 않는 남자다운(?) 고양이 마타 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나란남자 이런남자' 마타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누나! 나야 마타.

누나한테 할말이 있어서 불렀어. 그래 알아 이런 모습 나란남자에게 어울리지 않다는 거

하지만 누나, 요즘 누나가 변한 것 같아. 자꾸 바쁘다고 하고, 내가 불러도 피하고, 궁디팡팡 해주는 시간도 전보다 짧아 졌잖아. 솔직히 말해줘. 내가 고양이라서 귀찮은 거야? 아니면 너무 어려서 그래?

내가 남자로서 이런 말 까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사실 누나 요즘 컴퓨터랑 핸드폰이랑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 다 알아. 나보다 걔들이 좋아진 거야?

그래.. 물론 걔들이 네모 반듯하고 반짝반짝 하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잘 생각해봐 걔들은 털도 없고, 뒹굴뒹굴 하는 법도 모르고, 애교도 없잖아.

 

누나 걔들이랑은 그냥 놀아주는 거지? 사실은 내가 누나한테 최고지? 누나 내 눈을 보고 말해봐. 아.. 눈에 먼지가 들어갔나봐. 응? 우는 거 아니냐고?

누나.. 나란남자 그런남자 아니야. 나도 이제 다 컷잖아. 3살인걸.

 

누나 이런남자, 아니 이런 고양이라서 미안해. 그래도 누나가 좋은걸. 누나가 하루 종일 나랑만 놀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궁디팡팡 해주세요. 내가 앞으로 잘 할게. 꾹꾹이도 해주고 달콤한 골골송도 불러줄게. 나 누나 절대 놓칠 수 없어.

이렇게 누나 손 잡고 있으면 잠도 얼마나 잘 온다구? 누나 손 정말 따듯하다.

 

누나 우리 잠시만 이대로 있자. 나 지금 이 순간이 영원 했으면 좋겠어.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 나 원래 이런남자 아닌 것 알지? 누나 진짜 진짜 손만 잡고 잘게요. 일하러 안 가면 안 되요? 네?

 

누나 또 컴퓨터 하려고 그러는 거죠?

아니면 핸드폰 만지작거리실 건가요?

안돼요.

못가요.

절대 못가요.

많이 바라지 않을게요.

진짜 손만 잡고 잘게요.

 

 

누나 사실은 알아요. 누나도 나랑 함께 하고 싶다는 걸. 우리 함께 하기 위해선 그렇게 조금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죠? 아… 현실이 너무 가혹해요. 이렇게 홀로 남겨져 누나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져요.

누나 이런남자, 아니 이런 고양이라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빨리 끝내고 마타랑 놀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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