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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를 위한 감동적인 이벤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밖에서 일을 볼 때면,

항상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실제로 강아지들 같은 경우에는 반려인이 집에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면 문 앞에 뛰어나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경우가 많지요. 평소 괭인도 밖에서 일을 보고 돌아 올 때면, 귀여운 야옹님들이 보고 싶어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면서 보통의 강아지님들이 그렇게 하듯이 문 앞에 마중 나와있는 야옹님들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막상 현관문을 열고 나면 집사의 상상은 무참히 깨지고 맙니다.

그런 감동적인 이벤트는 고사하고,

냉장고 위나 방 안에서 굴러다니는 고양이들이 집사를 맞이하기 때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전날의 무리한 일과로 괴뿔이 몸살이 났습니다. 호수는 그런 괴뿔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간병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몸이 아파서 였을까요? 괴뿔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고, 두 괭인은 사소한 일로 싸움을 하게 되었답니다. 고양이들도 뭔가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조금 놀란 눈치였습니다.

 

두 괭인의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어김없이 일하러 나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작업실을 나서면서, 조금 삐걱거리는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단추가 잘못 맞춰져서 일까요? 그날 따라 하루 종일 피곤한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정말이지 그날은 엄청나게 길게 느껴진 하루였지요.

 

그렇게 어찌어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먼저 작업실에 돌아온 것은 호수였습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작업실 문을 열었는데,

 아니 이럴 수가! 

 O!M!

 

현관문 앞에 마야가 앉아 있는 게 아니겠어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호수를 보자마자 '애앵~'하고 우는 마야.

 

작업실에 온 이후 마야가 현관문에 마중을 나와 있는 것을 처음입니다.

이 깜짝 이벤트에 호수는 급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마야를 방으로 안고 와서 예쁘다 예쁘다를 해주고 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요? 마야가 다시 현관문으로 뛰어 나갑니다.

 

"마야 왜 그래?" 하고 호수가 마야를 따라 거실로 나왔습니다. 마야가 또 왜 이러는 걸까요?

이상하게 생각한 호수가 무심코 시계를 보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정 많은 마야가 어떻게 알았는지 괴뿔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현관문 앞에 앉아 있는 거예요.

 

시계를 볼 줄 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괴뿔이 작업실에 오는 시간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게다가 시간 맞춰 마중을 나와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두 집사가 걱정 되었던 걸까요?

정말 어떻게 보면 사소하지만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일들 중에선 너무나도 감동적인 이벤트였습니다.

정말이지 고양이는 왠지 참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동물인 것 같아요.

 

잉.. 오빠 언제 와요?

 

아침부터 작업실 분위기가 이상해서인지, 마야가 걱정을 많이 했나 봅니다. 왠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고양이들에게 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마야가 이렇게 오빠를 기다리는 동안 마타는 뭘 하고 있었냐구요?

물론 평소처럼 자고 있었답니다.ㅋㅋ 마타는 천하태평이라 별로 걱정이 없는 고양이거든요.ㅋㅋㅋ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날 괴뿔은 일이 조금 늦게 끝나서 이 감동적인 이벤트를 사진으로 전해 받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 현장을 직접 보지 못한 괴뿔은 엄청 아쉬웠다고 하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날 이후로 두 집사가 작업실에 돌아오면,

고양이들은 '이제 왔냥~' 하고 반갑게 인사해주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그날 이후 감동적인 이벤트를 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두 집사의 퇴근 시간을 체크하고 있는

마야의 마음을 알기에 오늘도 바쁜 걸음으로 작업실로 돌아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감동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웃 분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인 아이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새삼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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